새 예배당 건축과 담임목사의 논문 표절로 갈등을 겪는 사랑의교회가 이번에는 재정 운영을 두고 소란스럽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건축위원장 김 모 장로가 교회 재정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 7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했고, 교회 감사위원들이 시행한 감사 결과가 지난달 당회에 보고됐다. 고발 내용과 감사 보고서의 내용이 조금씩 외부로 알려지면서 사랑의교회의 재정 운영이 교회 안팎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횡령 혐의를 받는 대목은 국제제자훈련원에 소속한 서점 수익금과 교회가 판 음반 판매 대금이 개인 명의의 계좌로 들어간 부분이다. 서점 수익금 1억 7000여만 원, 음반 판매 대금(2006~2011년) 2억 3000만 원이 개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 의혹은 건축 과정에서 불거졌다. 고발인 김 모 집사는 교회가 새 예배당 부지를 사면서 시가보다 두 배가량 돈을 더 주는 등 애초에 발표한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을 건축에 사용해 교회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사랑의교회는 새 예배당 건축 계획을 발표할 당시 건축 비용이 2100억 원이라고 발표했으나 현재는 3500억 원으로 조정한 상태라고 한다.

내부 감사에서는 돈을 지출한 과정과 대상이 불투명한 내역들이 주로 문제가 됐다. △미자립 교회 돕기 지원 자금인 희망펀드 125억 원을 건축 자금으로 전용 △7억 3000만 원을 비서실 예산으로 책정해 사용 △5000만 원을 당회 승인 없이 외부 기관에 기부 △오 목사 동생에게 학자금 1900만 원 지원, 7000만 원 대출한 일 등이 지적됐다. 이 중 일부는 이미 검찰에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인들은 오정현 목사와 관련된 지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오 목사는 지난해 차량 주유비로 3400만 원, 해외 출장비로 9700만 원을 썼다. 교회가 소유한 콘도는 2년 5개월 동안 107일을 이용했다.

교회는 고발 소식과 내부 감사 내용 중 몇 가지가 밖으로 알려지자 자료를 만들어 반박했다. 서점 수익금의 1/3은 목회 지원비로 사용하도록 협의했으며, 음반 판매 대금은 목회에 사용하다가 몇 년 전 감사에서 고치라는 권고를 받은 후 외부 단체와 인사를 격려하거나 후원하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건축 비용이 처음에 책정한 금액보다 5~10% 정도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오정현 목사의 주유비가 많이 나온 건, 오 목사의 업무량이 많고 차량(체어맨)이 연비가 낮아서이지 과잉 청구는 아니라고 했다. 콘도는 오정현 목사가 설교를 준비하거나 쉴 때 이용하는 동시에 게스트 하우스로도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그 외에 제기된 문제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게 교회의 공식 입장이다. 사랑의교회는 <뉴스앤조이>가 보낸 질문에 "고발장 내용은 사실과 다른, 근거 없는 주장이다. (의혹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 해명될 것이다"고 답했다.

장로 중 한 명은 교회가 그동안 관행에 따라 사용한 재정이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으며 문제가 되는 점은 개선해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돈을 쓰는 과정이 기업이나 사회단체에 비교하면 부족한 면이 있으나 악의적인 불법이라기보다 준비가 미비해 생긴 일이라는 설명이다.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검찰은 오정현 목사 등 혐의를 받는 인사와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사랑의교회 장로 24명은 9월 1일 당회에 서신을 보내어 내부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재정 사용 내역을 더 자세히 밝히고 조처 계획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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