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9월 6일 대전중앙교회에서 98회 총회 임원 후보자 정견 발표회를 열었다. 97회 총회 파행 사태를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임원 후보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마르투스 이명구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9월 6일 대전중앙교회에서 98회 총회 임원 후보자 정견 발표회를 열었다. 각 후보의 입후보 소견을 듣는 발표회에는 1000여 명의 교단 목사·장로들이 몰렸다. 총회 파행의 여파로 불안했던 97회기를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총회 임원 후보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목사부총회장 후보로 나선 백남선 목사는 '도덕성'을, 김영우 목사는 '지도력'을 강조했다.

▲ 목사부총회장 후보 백남선 목사는 법과 질서,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는 총회 실행위의 초법적 결의나 선거법개정위의 특정인을 겨냥한 개정 등, 문제점을 바로잡고 총회를 바르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선관위가 확정한 총회 임원 후보는 다음과 같다. 총회장 후보 안명환 목사(현 목사부총회장), 목사부총회장 후보 백남선·김영우 목사, 장로부총회장 후보 김신길 장로, 서기 후보 김영남 목사(현 부서기), 부서기 후보 이규삼·권재호 목사, 회록서기 후보 최우식 목사(현 부회록서기), 부회록서기 후보 김정훈 목사, 회계 후보 최수용 장로(현 부회계), 부회계 후보 서병호 장로. 목사부총회장과 부서기는 후보자가 두 명이기 때문에 98회 총회 현장에서 직선제로 선출한다.

목사부총회장 후보 백남선 목사(광주미문교회·광주노회)는 법과 질서, 도덕성을 강조했다. 백 목사는 자신이 총회 서기·교육부장·규칙부장 등을 지내면서 한번도 불의를 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회에는 깨끗한 사람, 사심 없는 지도자,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은 이 시점에 대안이 되어 보자는 마음으로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백 목사는 총회 실행위원회, 선거법 개정, 교단지 <기독신문> 등 총회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지적했다. 그는 "올해 실행위가 많이 모여 많은 결의를 했다. 그중에는 초법적인 결의도 많았다"며 "실행위 석상에서 몇 번이나 '안 된다'고 말했는데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도, "특정인의 구미에 맞게 법을 만들기도 하고 적용하기도 한다. 벌써 정통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관련 기사 : 선거법 개정에 따져야 할 세 가지) 또 백 목사는 "언론은 사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른 비판과 대안이 생명이다. 그런 점에서 <기독신문>은 부족한 점이 있다. 교단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일조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총회를 바르게 세우겠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 눈치 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목사부총회장 후보 김영우 목사는 총회 화합을 위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갈등위원회를 만들어 교회·노회 분쟁을 초기에 화합하겠다고 공언했다. 개혁신학를 수호하고 대 정부 활동에서 교단의 위상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또 다른 목사부총회장 후보 김영우 목사(서천읍교회·충청노회)는 총회를 화합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교단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갈등·다툼·분쟁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부총회장이 된다면 책임지고 교단의 대화합을 이뤄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총회장·총무를 비롯한 총회에 지도력 있는 인사들과 친밀하고,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도 소통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모든 고소·고발을 내려놓고 화합해서 장자 교단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 교단의 민심이요 하나님의 뜻이라고 김 목사는 확신했다. 그는 총회에 갈등조정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뢰받는 사람들로 위원을 구성해서 교회·노회 분쟁을 초기에 화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총회가 소속 교회·기관의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줌을 통해, 총회의 지도력 부재 문제를 치유하겠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또 그는 개혁신학을 사수해 WCC·자유주의·종교다원주의 등에서 정체성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단의 장·단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대 정부·사회·연합기관·국제 관계에서 교단의 리더십을 확립하고 교단의 위상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현 목사부총회장으로 총회장 후보가 되는 안명환 목사는 △예배 △선교 △교단 발전 △화합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교단 발전을 위해서, 그는 총회 유지재단 소유의 서울 서초구 염곡동 땅 8000여 평을 활용해 새로운 센터를 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총회장으로 일하면서 조금씩 준비해 왔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연계해서 큰 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골 교회 목사·장로들이 쉴 수 있고, 총회와 목사 장로 기도회, 소속 기관 수련회 등을 열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총회장 후보 안명환 목사는 교단의 발전을 위해 서울 서초구 염곡동 땅 8000여 평을 활용해 큰 센터를 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예배와 선교를 강조하고, 98회 총회를 화합 총회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안 목사는 98회 총회가 화합의 총회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누가 우리 재판관이냐. 재판관은 주님 한 분뿐이다. 상처와 반목이 많았지만, 서로 회개하고 용서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견 발표회에는 전국 1000명 이상의 목사·장로들이 참석해 총대들의 관심을 대변했지만, 발표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을 남겼다. 총회장·부총회장 후보는 5분, 다른 임원 후보는 3분이 주어졌다. 총회 전 한 번의 정견 발표로 후보들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교단의 여론이다.

각 후보들의 정견 발표가 끝난 후, 부회계에 입후보했다가 탈락한 김두봉 장로 측 인사들이 문제를 제기해 소요가 일었다. 선관위는 김 장로의 전국남전도회연합회 회장 경력을 총회 산하 기관장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연합회는 선관위의 결정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관위 한 목사는 "선거법개정위원회가 선거 규정을 임의로 바꿔, 선관위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개정안을 받았다. 김두봉 장로의 자격 문제는 선거법개정위에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선거법개정위는 정견 발표회 이후 회의를 열었으나, 김 장로의 자격 문제를 결정짓지 못하고 다시 선관위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정견 발표회에는 1000여 명의 목사·장로들이 참여해 교단의 관심을 대변했다. 하지만 짧은 발표 시간은 아쉬움을 남겼다. ⓒ마르투스 이명구

한편, 이날 대전중앙교회 앞에는 최근 노회 소속 변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주서문교회 교인들이 시위를 벌였다. 서문교회는 서북노회에서 중전주노회로 옮기려고 했는데, 서북노회가 김승연 담임목사의 이명을 인정하지 않고 노회 이탈죄 등으로 지난 7월 김 목사를 위임 해제 및 면직한 바 있다. 김 목사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교인들은 이날 따로 유인물을 배포하며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막말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최근 노회 소속 변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주서문교회 교인들이 시위를 벌였다. 김승연 담임목사 지지 측과 반대 측이 한 데서 시위해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요가 일었다. ⓒ마르투스 이명구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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