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이 9월 3일 구원파로 불리는 기쁜소식선교회의 불법성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6월 선교회를 탈퇴한 장정화 집사는 박옥수 목사가 또별을 암 치료제라고 선전한 것에 속아 돈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두 배로 만들어 주겠다는 말에 1억이 넘는 돈을 투자했습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또별'이 일반 식품인 것을 알았어요. 제가 (박옥수 목사에게) 속았던 거죠."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종피맹·정동섭 총재)이 9월 3일 주최한 기자회견에 나온 장정화 집사의 말이다. 장 집사는 지난 10여 년의 세월을 구원파로 불리는 기쁜소식선교회(선교회·박옥수 설립자)에 헌신했다. 선교회가 미국에 대학을 산다고 했을 때, 혼자서 1500만 원을 작정해 헌금할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지난 4월 9일 박옥수 목사를 주식 판매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장 집사는 2010년 6월 박옥수 목사가 고문으로 있는 운화바이오텍(운화·당시 도기권 대표·진영우 사장)에 1주에 50만 원씩 총 5000만 원을 투자했다. 운화가 암과 에이즈를 치료하는 또별을 개발해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는 박 목사의 홍보 때문이다. 일례로 박옥수 목사는 2009년 11월 선교회 워크숍에서 또별의 가치가 수십조, 수천조에 달한다고 선전했다.

▲ 운화는 2010년 6월 20일 선교회 주간 신문을 통해 주식을 사면 3년 뒤 두 배로 되사겠다고 광고했다. (자료 제공 장정화 집사)

주식을 사면 3년 뒤에 두 배로 되사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운하는 2010년 6월 20일 선교회 주간 신문을 통해 3년 뒤 1주에 100만 원에 주식을 다시 매입하겠다고 광고했다. 장 집사는 박 목사와 운하의 선전을 믿고 부모님과 함께 추가로 대출을 받아 총 2억 1000만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올해 초, 장 집사는 지인을 통해 또별이 암과 에이즈를 고치는 약이 아닌 일반 식품인 것을 알게 됐다. 속았다는 충격에 빠졌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과 이혼 직전의 가정불화를 겪었다. 지난 6월 선교회를 탈퇴했지만, 지금도 수천만 원의 대출과 이자가 남아 있어 고통을 받고 있다.

장 집사는 4월 9일 또별을 암 치료제로 홍보해 운하의 주식을 사게 한 박옥수 목사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7월 2일에는 주식 판매 대금을 횡령한 혐의로 운하 임원들을 고발했다. 장 집사는 자신과 같이 박옥수 목사에게 속아 운화의 주식을 산 선교회 교인이 870여 명에 달하고, 총 액수는 90억 원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맡은 검찰은 7월 12일 횡령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운화를 압수 수색했고,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

▲ 운화로부터 피소된 전해동 집사는 5월 28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자료 제공 전해동 집사)

또별을 암 치료제로 홍보·판매한 박옥수 목사의 불법성을 폭로해 왔던 전해동 집사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선교회를 탈퇴한 전 집사는 2012년 운화로부터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피소됐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5월 28일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전해동 집사의 주장대로 박옥수 목사가 또별이 암과 에이즈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이 때문에 8명의 암 환자들이 수술 날짜를 연기하는 등 치료를 중단하고 또별을 복용했다는 사실도 받아들였다. 검찰은 "또별이 암이나 에이즈의 치료 효능이 없는 식품인데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 검찰은 작년 12월 31일 박옥수 목사가 28회에 걸쳐 일반 식품인 또별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에 효능이 있는 의약품으로 혼동할 수 있도록 광고해 500만 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자료 제공 전해동 집사)

반면 박옥수 목사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500만 원의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작년 12월 31일 검찰은 박 목사가 28회에 걸쳐 일반 식품인 또별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에 효능이 있는 의약품으로 혼동할 수 있도록 광고해 벌금형을 구형·확정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종피맹은 박옥수 목사가 또별과 관련해 각종 은폐나 조작 모의에 신도들을 동원하지 말고 잘못을 회개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을 발표한 종피맹 이영호 사무총장은 박옥수 목사가 막가파식 구원 교리로 신도들을 현혹해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의 양상으로 변질하였다고 비난했다.

운화는 주식 판매 사기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운하 측 관계자는 장정화 집사에게 10월 말까지 주식을 두 배로 되사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수차례 얘기했고, 내용증명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장 집사가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옥수 목사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선교회 측 한 관계자는 박 목사가 수차례에 걸쳐 또별을 암 치료제라고 광고한 것과 관련해 "쑥이 몸에 좋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 목사의 경우도 이와 같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연동교회 다사랑 카페에는 선교회 측 관계자들이 찾아와 종피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선교회의 한 교인이 몰래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가 발각돼 쫓겨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선교회 측 관계자(가운데)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려고 시도했다. 전해동 집사(오른쪽)는 구원파 사람들은 참석할 수 없다며 이들을 내보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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