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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교회, 이웃 교회 구한 것 맞나

합병 후 분리한 상동처음교회와 부채 이자, 운영자금 지급 놓고 갈등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3.08.22  00: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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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교회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재정난에 허덕이는 교회를 합병, 지교회 형태로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선한 취지와 달리 교회 살리기 운동은 교회 간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경기도 부천에 있는 처음교회(전 부천제일교회·윤대영 목사)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재정난에 허덕이는 교회를 합병, 지교회 형태로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부천·평택·구리·파주·안산에 있는 5개 교회를 합병했다. 선한 취지와 달리 교회 살리기 운동은 교회 간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계약 이행 문제로 구리처음교회(최욱연 목사)와 법정 공방을 벌였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관련 기사 : '두' 처음교회, 선한 합병 파국으로)

최근에는 6년 전 합병했다 지난 6월 분리한 상동처음교회와의 갈등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007년 9월 처음교회는 재정난에 휩싸인 상동처음교회(당시 진솔교회)를 합병했다. 윤대영 목사는 상동처음교회를 6년간 맡아 주는 대신 유명근 목사를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보내 줬다. 이를 두고 <국민일보>와 부천 지역의 한 신문은 "빚더미에 쌓인 이웃 교회를 구한 교회"라며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행 각서와 반환 합의서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유 목사는 2003년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지상 7층 규모의 교회를 지었지만, 교인 대신 빚만 늘어 갔다. 부채가 70억 원에 달했다.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유 목사는 윤 목사를 찾아가 교회를 사 달라고 부탁했다. 윤 목사는 교회는 사고파는 게 아니라면서 거절했지만, 결국 매입이 아닌 조건부 합병을 하게 됐다.

파격적인 이행 각서…채무 상환 이행 안 돼

두 목사는 교인들의 동의를 얻어 교회를 합병하고, 유 목사에 대한 거취도 확정지었다. 이행 각서 내용은 파격적이었다. △부천제일교회는 진솔교회의 채무를 상환한다 △유명근 목사는 6년이 지난 7년 차에 청빙 절차를 거쳐 처음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도록 한다 △유명근 목사를 유학 파송하고 일체의 비용을 책임진다 등의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아무 연고도 없는 타 교단 소속 목사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해 준 이유는 무엇일까. 윤 목사는 "충북 제천에 있는 한 교회가 재정 문제로 이단에 넘어간 것을 안 뒤로부터 교회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상동처음교회도 그중 하나이며, 6년간 나간 이자만 35억 원이라고 했다. 교회를 합병한 윤 목사는 처음교회 교인 400명을 상동처음교회로 파송했다. 교회는 날로 부흥했고 한때 출석 교인 1000명을 넘어섰다. 윤 목사는 매주 상동처음교회와 처음교회를 오가며 설교했다.

유 목사는 지난 4월 한국 땅을 밟았다. 윤 목사의 호출이 있었다. 이행 각서에는 '2014년 어느 달에 복귀한다'로 돼 있다. 유 목사는 윤 목사의 귀국 요청에 의아했지만, 목회를 한다는 생각에 기대가 부풀었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채무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유 목사는 이행 각서 1항 '진솔교회의 채무를 상환한다'를 처음교회에서 교회 부채 70억 원을 갚아 주는 것으로 이해했다.

   
▲ 윤대영 목사는 "6년 동안 상동처음교회 이자만 35억 원을 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문제는 더 있었다. 교회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상동처음교회가 처음교회 부채의 공동담보로 설정된 것이다. 현재 채권 최고액은 192억 원이며, 이중 상동교회의 채무는 50억 원으로 알려졌다.

6월 13일 반환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유 목사는 교회 재산권을 돌려받을 수 없었다. 채권 은행의 요청에 따라 2015년 6월 소유권을 양도받기로 했다. 반환 합의서에는 처음교회가 상동처음교회에 운영자금 10억 원을 지급하기로 나와 있다. 이와 동시에 상동처음교회는 그동안 처음교회가 은행에 내 온 교회 부채 이자를 직접 내기로 했다.

양측은 합의서 작성 1주 만에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처음교회는 운영자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상동처음교회는 이자를 내지 않았다. 윤 목사 측은 공동담보 건물을 대상으로 대출을 받기로 했지만, 은행이 이를 거절해 운영자금을 못 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목사는 운영자금과 이자 지급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운영자금 10억 원이 지급되면 이자를 내겠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윤 목사 측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6년 동안 부채 70억 원에 대한 이자를 꼬박꼬박 냈고, 교회 시설에 투자한 비용만 35억 원가량이라고 강조했다. 유 목사가 미국에서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도 내세웠다. 유 목사의 유학 생활 정착비로 4억 원을 선지급했고, 매달 생활비 600만 원과 학비도 지원했다는 것이다. 처음교회 측은 지난 6년간 유 목사에게 들어간 비용만 11억 원이 넘는다고 했다.

그러나 유 목사의 생각은 달랐다. 유 목사는 이행 각서와 반환 합의서에 따라 진행하면 될 일을 윤 목사가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설 투자는 윤 목사의 목회를 위해 한 것일 뿐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상동처음교회를 공동담보로 설정한 것에 실망하며, 윤 목사가 애당초 교회를 반환할 의사가 없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유 목사는 처음교회가 지난해 말부터 재정 문제로 시끄러워지자 교회 반환을 방패 삼아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윤 목사 측은 "채무 상환이라는 게 금전적인 상환만이 아니라 교회를 살리거나, 성장을 통해 돌려주는 등 다양한 목적과 의미가 있다. 지난 6년 동안 우리가 지원한 생활비·학비·시설비·이자 등은 무엇이냐"며 꼬집었다. 유 목사는 교회가 공동담보로 묶여 있는 만큼 처음교회가 잘못되면 덩달아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지 않느냐고 맞서고 있다.

현재 상동처음교회는 하늘빛교회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송용필 연합회장)에 가입했다. 처음교회에서 장로 12명이 넘어왔고, 30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

   
▲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있는 상동처음교회. 현재 교회 이름은 하늘빛교회로 바뀌었다. 교회 감정가는 93억 원이다. 유 목사는 이 점을 들며 윤 목사가 애당초 교회를 반환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음 로드뷰 갈무리) 

윤 목사 반대 측 교인들, 검찰에 진정서 제출

한편 처음교회 일부 교인들은 재정 장부 열람을 촉구하며 교회를 나와 외부에서 교회 재정 투명성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200여 명의 교인은 처음교회재정투명을위한실천모임(재투모)을 결성, 윤대영 목사의 재정 비리 의혹과 관련해 7월 5일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재투모 관계자들은 8월 20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

재투모는 "(윤대영 목사가) 교회 살리기 및 선교 위임령이라는 미명 아래 교회 헌금을 제직회의 결의 없이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회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수백억 원의 대출을 받아 연간 수십억 원이 이자로 빠져나가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합병한 각 교회의 부채 상황과 비용 △용인 납골당 소유권자 및 교회 자금 투입 여부 △담임목사 사례비 △철원 수목장 소유주 등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 유명근 목사가 2012년에 쓴 각서. (자료 제공 처음교회)
   
▲ 2007년 교회 합병에 따라 처음교회가 유명근 목사의 유학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한 이행 각서. (자료 제공 처음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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