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정준모 총회장)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이기창 위원장)가 부총회장 후보로 출마한 박덕기 목사(송정중앙교회·남광주노회)를 탈락시키고 총회 임원 후보를 확정했다. 선관위는 8월 12일 회의에서, 당사자의 청원 없이 후보 추천을 받은 사람은 입후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써 목사부총회장 선거는 김영우 목사(서천읍교회·충청노회)와 백남선 목사(광주미문교회·광주노회)의 2파전이 됐다. 후보가 두 명일 경우, 절충형 선거 방식에 따라 제비뽑기 없이 바로 직선제로 돌입한다.

선관위는 지난 6월 경상노회(제석동 노회장)의 긴급 질의에 대해 답변하면서 이와 같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경상노회는 선관위에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추천으로 총회 임원에 입후보하는 것이 적법한지 물었다. 박덕기 목사를 겨냥한 질문이었다. 박 목사는 4월 16일 남광주노회 정기노회 때 다른 집회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박 목사가 없는 상태에서 노회는 박 목사를 부총회장 후보로 추대했다.

경상노회의 질문에 선관위는 불가하다고 답했다. 총회 임원 같은 중직의 후보는 당사자가 있는 자리에서 추대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해석이었다. 또 총회 임원 후보는 당회의 결의를 거친 후, 노회에서 추천받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 선관위, "당사자 의사 없이 후보 추천 안 돼")

당시 이기창 위원장은 "질의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뿐"이라며 일말의 여지를 두기도 했다. 실제로 선관위는 8월 2일까지 박 목사의 후보 자격에 대한 최종 판단을 보류했다. 하지만 시간을 끌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선관위원들은 8월 12일 박 목사는 부총회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선관위의 결정에 남광주노회 한 목사는 심각한 유감을 드러냈다. 그는 "노회에서 명망 있고 총회장이 될 만한 분을 추대한 것인데, 단지 당사자가 자리에 없었다는 이유로 탈락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노회가 절차를 거쳐 정상적으로 추천했고, 목사부총회장 선거가 3파전으로 진행돼야 금권 선거의 폐단도 막을 수 있다고 수차례 선관위에 의견을 제시했는데 완전히 묵살당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선관위는 부서기에 출마한 이은철 목사(임마누엘교회·서한서노회)와 부회계에 출마한 김두봉 장로(산호교회·강원노회)도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 목사는 임시목사일 때 총대로 나간 경력이 문제가 됐다. 선관위는 임시목사 총대 경력은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김 장로는 전국남전도회연합회 회장 경력이 총회 산하 기관장 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선관위는 이를 두고 표결까지 갔지만, 투표 결과 찬성 5, 반대 8, 기권 1명으로 김 장로는 후보가 되지 못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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