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은 강북제일교회 분쟁에 신천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단 전문가들을 상대로 작년 11월 23일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신천지 측이 소송을 건 이들은 최삼경 목사(예장통합 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박형택 소장(합신이단상담소), 신현욱 소장(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 이은훈 집사(강북제일교회 집사), 인터넷 신문 <교회와신앙> 장경덕 대표와 전정희 기자다.

지난해 10월 21일 박형택 소장과 신현욱 소장 등 이단 연구가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강북제일교회 분쟁에 신천지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 핵심 인물로 하경호·윤석두 집사를 지목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이들은 신천지에서 탈퇴한 신도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난해 10월 21일 신천지의 강북제일교회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신천지 야보고 지파에서 수십여 명의 '추수꾼'을 보내 교회를 통째로 신천지화하는 '산 옮기기' 전략을 실행하고 있고, 강북제일교회를사랑하는모임(강사모)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하경호·윤석두 집사가 그들 중 핵심 인물이라고 폭로했다. (관련 기사 : 강북제일교회에 신천지 개입 의혹 제기)

신천지 측은 강북제일교회 분쟁에 자신들이 개입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교회를 탈취하기 위해 신도를 보낸 적이 없고, 하경호·윤석두 집사 또한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신현욱 소장 등이 허위 사실을 퍼뜨려 신천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들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를 보도한 <교회와신앙>에도 정정 보도할 것을 요구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14부는 7월 10일 명예훼손 관련 신천지의 정정 보도 및 5000만 원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신천지 측이 부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명예훼손 관련 신천지의 청구를 7월 10일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언론·출판을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해도 그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증명할 수 없더라고 행위자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피고(이단 전문가들)가 제시한 자료만으로는 강북제일교회 분쟁에 신천지가 개입하고, 하경호·윤석두 집사 등이 신천지 신도라는 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워 신천지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하경호·윤석두 집사를 봤다고 증언한 신천지 탈퇴자가 이들과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지 않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 △신천지 교적부에 이들이 없다는 점 △야보고 지파에서 추수꾼을 관리하다 2007년 탈퇴한 신도가 이들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한 점을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가 교회 교인들의 신앙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주장한 것으로 공익성이 있고, 탈퇴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해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신천지가 문제가 있는 교회를 대상으로 포교 활동을 한다는 점 △하경호·윤석두 집사가 교회 분쟁 과정에서 폭행 및 감금 등의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등 신천지로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는 점 △야보고 지파에서 탈퇴한 신도들이 이들을 봤다고 분명하게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법원 판결에 대해 신천지를 제외한 양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소송에서 신천지 측 증인으로 나와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던 하경호 집사는 법원 판결을 통해 자신이 신천지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그러나 교회 분쟁 과정에서 폭행·감금 등의 방법을 사용해 신천지로 의심받을 수 있었다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신현욱 소장은 일반 법정에서 자신들의 근거를 인정해 신천지의 청구를 기각한 것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피고의 주장을 진실로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에 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신천지의 실체를 잘 모르는 판사들이 하경호 집사 등이 신천지 신도인지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신 소장은 이번 판결로 강북제일교회 분쟁에 신천지가 개입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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