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WCC 제10차 총회를 반대하기 위해 WCC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한기총은 지난달 WCC에 서신을 보내 "부산 총회에 반대하며 WCC가 부산 총회에 대해 재고하지 않는다면 6월 중으로 WCC 본부를 방문해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와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기총은 이어 'WCC 본부에 부산총회 반대 사절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WCC 본부는 한기총의 이 같은 요구에 한 마디로 거절했다. 지난 17일 "한기총과 대화할 이유가 없다"는 회신을 한기총 앞으로 보내온 것. WCC 조지 레오모풀로스 부총무는 회신에서 "WCC 총회와 관련해서 우려되는 사항이 있다면 이는 한국준비위원회를 통해서 다뤄져야 한다"며 "한기총이 제기한 신학적 문제들에 대해서는 10월 부산 총회에 참석해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로 제네바에서 회의를 갖는다는 것은 시간과 자원을 무책임하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기총의 제네바 방문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에 대해 한기총은 "방문하지 말라"는 회신을 받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사안을 통해 한기총은 WCC 본부와는 한마디 말도 꺼낼 수 없는 미약한 존재감만 드러냈을 뿐이다. WCC 총회를 반대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WCC 본부를 방문하겠다고 무례하게 서신을 보낸 한기총의 행동은 결국 국제적 망신만 자처하게 됐다.

박성석 / <크리스천 노컷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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