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에 이어 <경향신문>이 동성애 혐오 단체의 광고를 실어 논란이 됐습니다. 오늘 자(6월 18일) <경향신문> 15면에 기독교 단체인 한국교회언론회의 전면 광고가 실린 겁니다. 이 광고는 차별금지법 제정 논란과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계의 입장을 표현한 광고인데요, 광고 안에 '차별금지법 중 동성애를 조장하는 부분이 있다'거나 동성애는 치료가 필요하다, '동성애를 국제적 추세로 받아들이는 것은 퇴폐적 사대주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전형적인 동성애 혐오를 표현한 광고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런 광고가 '진보 언론'을 지향하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해 온 <경향신문>에 실린 것이 충격이라는 반응입니다. 지난 7일에는 <한겨레>에 똑같은 광고가 실린 적이 있었는데요, 누리꾼들은 한겨레에 이어 경향마저 이런 동성애 혐오 주장을 담은 광고를 실었다는 데에 분노했습니다.

▲ 6월 18일 자 <경향신문> 17면 전면 광고 (전자 신문 갈무리)

성소수자 인권 단체 '무지개행동'은 성명을 통해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낙인찍고 성소수자 차별을 합리화하려는 시도가 한겨레, 경향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당혹감과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네요. 무지개행동은 <한겨레>에 동성애 혐오 단체의 광고가 게재되었을 때도 성명을 내고, 한겨레에 공문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역시 성명을 통해 "그동안 꾸준히 성소수자에 대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 온 그들이, 이제 와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고작 광고료로 거래하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혐오를 조장한 점에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언론에 실린 광고국 직원의 반론도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인터넷 언론 프레스바이플에 따르면 경향 광고국 직원은 "동성애는 찬반의 문제", "동성애가 질병인지 아닌지는 의학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았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영화감독 이송희일 씨는 "광고국 직원들 인권 교육부터 시켜라"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오늘 자 <경향신문> 오피니언에 청소년 성소수자의 글을 실린 점을 지적하며 (이런 점 때문에) "더 고약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네요.

▲ 6월 18일 자 <경향신문> 29면 (전자 신문 갈무리)
반면 소수였지만 '재정 적자 때문에, 돈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경향신문> 편집국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통화에서 "광고 사정 뻔하지 않습니까. 실적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경영진에게 내부적으로 문제 제기는 하고 의견 전달을 하겠지만, 고질적인 문제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윤호 / <미디어오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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