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CC(세계교회협의회) 본부에 사절단을 파견해 WCC 총회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6월 10일 열린 한기총 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20여 명의 교단 대표를 보내기로 했다.

한기총은 5월 11일 부산역 광장에서 WCC 총회 반대 집회를 열고, 사절단 파견을 위한 헌금을 걷으며 사절단 파견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16일에는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WCC 총무에게 서한을 보내 'WCC 총회 철회'를 촉구하며 사절단 만남을 요청했다. 이날 한기총이 WCC 홈페이지 웹 마스터에게 보낸 서신에는 엄포와 회유가 넘쳤다.

한기총은 9개 회원 교단으로 구성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보다 더 많은 67개 교단으로 구성돼 있고, 한국교회의 80%를 차지한다며 교세를 과시했다. WCC가 공산주의 게릴라를 지원한 것을 알릴 것이며, 특히 총회가 열리는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반대 운동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양측 지도자들이 6월 10~20일 사이에 만나 논의하자는 제안도 했다.

하지만 만남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다만 WCC 본부 측이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서신의 전달 방법과 양식 문제로 공식 문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홍재철 대표회장은 <뉴스앤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베이트 총무에게 보낸 문건은 공식 문건이 맞다고 주장했다. 현재 WCC 측이 메일로 답장이 없어 직원들이 전화로 만남 날짜를 잡는 중이라고 했다.

앞서 한기총은 5월 29일 'WCC 부산 총회 개최 반대 국민 서명운동'으로 걷힌 서류 100만 장을 청와대로 발송했다. 홍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WCC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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