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신대학교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 대학 평가라는 칼바람은 총신대에도 들이닥쳤다. (<마르투스> 자료 사진)

총신대학교가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환골탈태를 꾀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 대학 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높일 수밖에 없게 됐다. 무조건 대학 평가 지표들을 높이는 운영이 아닌, 학교의 정체성을 지키고 구성원들이 협력할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 총신대의 과제다.

교과부는 2012년부터 전국 350개 대학 중 하위 15%를 선별해 재정 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2018년부터 고졸자가 대학 입학 정원보다 적기 때문에 서서히 대학들을 구조 조정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교과부는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전임교원 확보율 △장학금 지급률 △교육비 환원율 △등록금 인상 수준 등 9개 지표로 학교를 평가해 하위 15%에 속한 대학을 추려 공표한다.

총신대도 교과부의 평가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총신대는 2012학년도에 하위 15% 대학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일웅 총장은 지난해 11월 한 칼럼을 통해 "이번에 하위 15%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며 "간신히 평가를 극복하긴 했지만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지 마음이 무겁다"고 소회를 털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총신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매년 줄고 있다. 학부 지원자 수는 2011년 1040명에서 2012년 896명으로 약 150명이 줄었고, 2013년에는 더 하락한 863명으로 집계됐다. 신학대학원은 2013학년도 모집 인원 311명에 896명이 몰려 두 배를 웃도는 경쟁률을 유지했지만, 이것도 3년째 150명씩 줄어든 수치다.

경쟁력과 정체성, 두 마리 토끼 잡아야

▲ 총신대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함과 동시에 정체성도 놓칠 수 없다. 학교는 학생·교수·직원 모두가 협력할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은 총신대 정일웅 총장(왼쪽)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오른쪽). ⓒ마르투스 구권효

총신대는 지난 2월 말 안팎의 요구로 2년 계약직 조교수 24명을 채용했다. 교수 충원은 송전탑 이설 부지 구입과 함께 신대원생들이 수년 째 학교 운영진에게 해결을 촉구해 온 문제다. 신대원에는 71명의 전임교원이 있어야 전임교원 확보율이 100%가 되는데, 이전까지는 25명(35.2%)밖에 없었다. 전임교원 확보율은 교과부의 대학 평가 기준에도 들어가기 때문에 총신은 교수를 대규모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총신대는 학부·대학원의 학과, 교수, 직원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구조 조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월부터는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아 전체적인 대학의 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학과 구조 조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총신 구성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작년 10월 총신대는 역사교육과·유아교육과·교회음악과 인원을 줄이고 취업률이 높은 유아특수교육과와 기독교실용음악학과를 신설하려 했다. 하지만 학교는 해당 학과와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결국 교수들과 총학생회의 반발로 구조 조정은 무산됐다.

엄혹한 현실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총신대는 정체성을 챙겨야 한다. 무작정 취업률을 우선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총신대의 교육 이념과도 맞지 않다. 한 실무자는 "정체성 유지와 현실 변화를 모두 감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정 총장은 "정부가 기독교 사학의 설립 취지를 고려하지 않고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한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 총신대 신대원에 있는 도서관이 20년 만에 처음 리모델링을 하게 됐다. 양지 도서관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원우회가 중수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마르투스 구권효
총신대 양지캠퍼스 도서관 리모델링에 원우회가 발 벗고 나섰다. 도서관장 박건택 교수와 원우회는 도서관중수건축기금모금위원회를 구성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교는 원래 10억 원만 들여 도서관 내부 배관과 냉난방 공사만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원우회와 박 교수가 양지 도서관을 신학 연구의 중심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재단이사회는 이 의견에 동의해 공사 규모를 25억 원으로 늘렸다.

이중 위원회의 모금 목표액은 5억 원이다. 한 구좌에 100만 원이며, 전국 교회를 비롯해 사업 취지에 동의하는 사람·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모금에 참여하면 도서관 내 명패가 설치되고, 고액 기부자는 이름을 딴 열람실을 만들 수도 있다. 위원회는 5월 7일까지 6800만 원을 모은 상태다.

총신대는 총 120억 원을 투입해 지난 겨우내 사당캠퍼스 강의동과 양지캠퍼스 강의동, 도서관 내부 리모델링을 마쳤다.

입금 계좌 : 우리은행 932-000881-02-001(예금주 : 이학수 총무)
※5월 30일 이후에는, 우체국 013540-01-00875(예금주 : 총신대학교)
문의 : 기금총무 이학수 전도사 010-2589-2217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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