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 '크리스천 NOW'는 3월 23일 '오정현 목사 표절 이후 사랑의교회'편을 방영했다. 오 목사의 논문 표절 논란은 개인에 그치지 않고 교회 문제로 확대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오정현 목사는 2011년 '사람은 왜 무너지는가'라는 주제로 설교한 적이 있다. 바벨탑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이 안주하려 하거나 자기 이름을 높이려고 할 때 하나님은 그 목을 꺾는다고 설교했다. 2년이 흐른 지금 오 목사는 박사 학위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고, 이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교회 문제로 확대됐다.

CBS '크리스천 NOW'는 3월 23일 '오정현 목사 표절 이후 사랑의교회'편을 방영했다. 토론회로 진행된 방송은 패널로 이병대 목사(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 이성구 목사(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고직한 선교사(Young2080 상임대표), 김종희 대표(<뉴스앤조이>)가 참석해 사랑의교회 문제를 놓고 집중 토론했다. 토론회는 '당회가 오 목사에게 내린 징계가 올바른 선택이었나'와 '고 옥한흠 목사가 꿈꿨던 사랑의교회는 무엇이었나'로 나뉘어 진행됐다.

논문 표절 문제를 바라보는 패널들의 시각차는 뚜렷했다. 이병대 목사를 제외한 나머지 패널들은 표절과 대필이 잘못됐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 목사는 해당 학교 당국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논문 표절을 확신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 목사의 윤리성이 문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사랑의교회 창립 구성원인 고직한 선교사는 "(오 목사는) 사과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거짓말을 반복했다. 이 때문에 겉으로 회개한다고 해도 여론은 (오 목사의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종희 대표는 목회자가 정직하지 못하다면 누가 믿겠느냐면서 어느 교회를 가든지 목회자가 공통으로 가져야 할 도덕성은 결여된 것에 비해 개인의 욕망은 지나치게 크다고 진단했다. 오 목사의 박사 논문 표절은 껍데기를 쓰려는 학위 욕구의 결과라고 했다.

사랑의교회 vs 사랑의교회

고 옥한흠 목사 시절의 사랑의교회와 오 목사의 사랑의교회 차이점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고 선교사는 옥 목사와 오 목사의 기질이나 리더십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다고 했다. 옥 목사가 정당한 필요에 의해 채워짐을 추구했다면, 오 목사는 과도한 욕심을 내는 등 탐욕적이라고 했다.

반면 이병대 목사는 오 목사 부임 이후 교인 수가 두 배 이상 부흥했다면서 오 목사를 후임으로 선정한 것은 성공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오 목사의 제자 훈련과 목회 방향에 많은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렇다면 옥 목사가 다시 살아나 목회해야지 어느 목사가 목회할 수 있겠냐"고도 했다.

오 목사의 윤리성이 문제라는 의견과 옥 목사의 편지 공개가 논문 표절 논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맞붙기도 했다.

이성구 목사는 논문 문제가 드러난 시기에 옥 목사의 편지가 공개된 점이 의문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개인끼리 주고받은 편지를 아들(옥성호 집사)이라는 이유 하나로 편지를 공개해선 안 됐다며 동기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심지어 이 목사는 "원로목사님이 가고 나니까 아들이 원로목사님을 대신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난다. 왜 아들이 아버지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느냐"고 비난했다.

김종희 대표는 교회라면 일반 사회적 기준보다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목사가 2005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여 년간 미국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양심에 화인 맞은 것 같이 그렇게 부정직을 용인하고 있다. 정직하지 못한 채 우리가 이룬 업적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본인의 말대로 한국교회 목회자들 양심에 화인 맞은 사람 많다. 강단에서 정직을 외칠 게 아니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지만 거짓말로 일관하는 오 목사의 태도는 윤리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당사자가 정직하고 진실하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이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 김응교 교수는 토론회 클로징 멘트로 정신분석학 용어인 '관계 모순'을 들며 "철로처럼 똑같은 방향으로 가는데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날 토론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패널들의 주장에는 날이 섰지만 접점은 없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성구‧이병대 목사, 고직한 선교사, 김종희 대표)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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