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박은조·백종국·전재중·임성빈 공동대표)이 2월 7일 성명을 내고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논문 표절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기윤실은 기윤실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정현 목사가 표절 사건에 연루된 점을 사과하고, 오 목사의 이사직을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윤실은 오정현 목사가 논문을 표절한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백종국 교수(경상대)는 "기윤실이 그동안 정직한 그리스도인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강조했는데, 기윤실 임원이 여기 연루되어 안타깝다. (오정현 목사 본인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리 운동을 펼친 단체로서 소속 임원이 비도덕적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성명은 여느 성명과 달리 홍정길 이사장 이름까지 표시되어 있다. 임원의 거취 문제를 다룬 만큼 이사회 전체가 성명 내용을 검토하고 동의해서 발표했다. 인사 처리는 이사회와 오는 3월 4일 열리는 총회를 거쳐야 확정되지만 사실상 절차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기윤실은 사랑의교회도 오정현 목사의 사임 문제를 엄정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사랑의교회의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윤실은 사랑의교회가 당장은 고난과 아픔을 겪더라도 온전한 회복을 할 수 있는 결정을 하길 기원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오정현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문제에 대한 기윤실 입장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오정현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1. 사랑의교회 당회에서 구성한 '오정현 담임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 의혹 관련 당회 조사 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와 관련된 보도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논문의 표절 혐의는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정현 목사가 이사로 활동해 온 기윤실은 본 단체의 임원이 논문 표절에 연루된 사건을 접하면서 깊은 통탄과 함께 기독교 윤리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온 단체로서 송구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 이에 기윤실은 정관에 따라 오정현 목사의 이사직에 대한 처리를 이사회와 총회를 통해 공명정대하게 밟을 것이며, 향후 임원을 선출하는 데 있어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3. 이번 사건은 이미 교계는 물론 일반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한국교회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교계와 사회에서는 한국교회를 대표해 온 사랑의교회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음 세대의 지도자로 인정받았던 오정현 목사의 행위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렇게 때문에 더욱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를 위하여 고언을 드립니다. 사랑의교회 당회는 조사 위원회의 보고서에 기초하여 오정현 담임목사의 사임 건을 엄정하게 논의하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지금은 고난과 아픔을 겪겠지만 온전한 회복을 통하여 사랑의교회가 한국교회를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지도록 거룩한 결단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아울러, 한국교회에도 호소합니다. 비단 이 문제는 사랑의교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사건은 목회자 청빙 시에 박사 학위를 요구하는 등 한국 교회 내에 만연한 학력 인플레이션 풍조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데, 이는 교회가 세상과 구별됨을 포기하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저희 기윤실은 이 부분에서도 하나님과 사회에 용서를 구하는 죄인의 마음으로 먼저 회개하고, 개선하여 나가는 운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2013년 2월 7일(목)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 홍정길
공동대표 박은조 백종국 전재중 임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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