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2012년 한국교회의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감리교 세습 방지법 통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총회 파행 사태, 이단 문제, 분쟁 중인 교회 등 한국 교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돌아봤습니다. - 편집자 주

올 한 해 특히 하반기에는 독특하다 못해 괴상한 전도 방법이 여럿 등장하며 교계와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의 노상 구호나 길거리에서 교회 약도가 그려진 휴지 뭉치를 나눠주는 전도 방법은 추억이 된 듯하다. 교회에 나오면 경품을 주겠다는 초대형 교회의 전도 방식부터, 젊은이들을 공략한 소개팅 전도 방식, 돈을 이용한 아르바이트 전도 방식 등이 등장했다. 갈수록 줄어드는 교인 수에 위기의식을 느낀 교회들의 생존 전략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물질로 승부하려한 괴상한 전도 방식 등을 정리해 봤다.

전도 논란의 첫 테이프는 금란교회(김정민 목사)가 끊었다. 금란교회는 지난 10월 초, 새 신자에게 냄비와 드라이어 등을 선물한다는 전단을 뿌려 스스로 논란을 자처했다. 세계 최대 감리교회라고 자부하던 금란교회는 새 신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A4 크기의 전단에 김홍도·정민 부자 목사의 사진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냄비와 드라이어뿐 아니라, 소정의 교육을 받은 후에는 고급 성경과 여행용 가방을 준다는 문구와 사진도 박았다. 한 누리꾼은 "예수님이 교회 와서 냄비 받아가라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줄 아느냐"고 질타했고, 다른 누리꾼은 "금란교회와 같은 초대형 교회가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그 주변 교회는 곡기를 끊게 될 것"이라며 비꼬았다.

▲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삼일교회는 남녀 청년 교인 사진을 이용하여 소개팅 콘셉트의 전도지를 만들어 누리꾼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전도지는 남녀용으로 제작됐다. (삼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소개팅 전도 방식도 등장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삼일교회는 남녀 청년 교인의 사진을 이용해 소개팅을 주선하겠다는 식의 전단을 돌렸다. 이 교회가 제작한 전단에는 '여자 친구 있어? 소개팅 해 볼래?'라는 제목 아래 18명의 여성 프로필 사진과 함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사진 위에는 '어떤 스타일이 좋아?'라는 문구를 넣어 마치 교회에 나오기만 한다면 소개해 줄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 교회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남자 친구 있어? 소개팅 해 볼래?'라는 같은 형식의 전단도 제작했다. 교회가 제작한 전단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누리꾼으로부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교회 측은 "전단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사과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전단을 제작 담당한 청년부 목사는 "예수님과 소개팅을 하라는 의도였다"면서 "전단의 본래 의도가 담긴 뒷면이 잘린 채 일부만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경품을 제공하는 전도 방식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아르바이트 전도 방식도 나왔다.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의 한 교인은 지난 11월 9일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주일예배에 참석할 아르바이트생을 찾는다는 광고를 올렸다. 시간은 오전 11부터 오후 2시까지이며, 시급 5000원이었다. 나이는 20세~35세 청년으로 했다. 광고를 올린 이 교인은 전도의 한 방법으로 아르바이트를 택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설교를 듣고 예배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예배 아르바이트의 분류는 '방청객'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광고에 대해 담임 전광훈 목사는 전혀 모르고 있었고, 아르바이트 전도 방식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 사랑제일교회의 한 교인은 주일예배에 참석하면 한 시간에 5000원을 주겠다는 광고를 올렸다.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 갈무리)

전도를 넘어선 무분별한 포교 활동으로 논란이 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10년 '봉은사 땅 밟기'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봉은사가 이번에는 CD로 인해 소동을 빚었다. 지난 10월 14일 기독교인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봉은사 입구에서 목사 간증이 들어있는 CD를 불교 CD인 것처럼 포장, 배포해 논란이 됐다. CD에는 '부처님 계신 곳'이란 제목이 붙어 있었지만, CD 안에는 한 목사의 간증이 담겨 있었다. 목사 간증 가운데에는 "8일 동안 환상을 본 가운데, 지옥 지하 1층에는 석가모니와 마호메트 등 다른 종교인들이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 한 기독교인이 봉은사 앞에서 신자들에게 나눠 준 CD에는 부처님 계신 곳, '좋은 만남'이라고 써 있지만, 안의 내용은 신성종 전 충현교회 목사의 간증이 담겨 있다. (사진 제공 봉은사)

신자의 제보가 있기 전까지 전혀 인지 못한 봉은사 측은 "일부 개신교 광신도의 파렴치하고 지능적인 선교 활동이 아직도 사찰 내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히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무분별한 전도 방식에 변화가 깃들기를 바란다. 아울러 물질을 이용한 전도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도 방식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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