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지금 창 밖에는 흰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여 가고, 천천히 내려오는 눈송이들은 세상의 온갖 더러운 것들을 다 껴안겠다는 듯이 이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분주한 연말을 맞으면서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여유가 없는 요즘인데, 새삼스레 흰 눈을 흩뿌려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간만에 감상에 젖어봅니다.

따스한 차 한 잔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그러한 세상을 더 아름답고 완전하게 채워 주신 예수의 탄생을 기억하는 이 순간, 높은 고압 송전탑에서 이 눈을 바라보고 있을 이들이 불현듯 떠올라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집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2009년 2646명의 노동자에 대한 사 측의 부당한 해고에 대항해 76일간 평택 공장을 점거하면서 파업 투쟁을 벌였고 경찰은 2009년 8월 4일 특공대를 공장에 투입함으로써 강제 진압을 강행했습니다. 현재 생활고와 강제 진압의 상처, 한국 사회에 대한 환멸과 좌절 등으로 인해 23명의 노동자와 노동자 가족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나 사 측은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김정우 지부장은 단식투쟁에 돌입하여 41일간 단식을 이어가다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한상균 전 지부장, 문기주 정비 지회장, 복기성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 3명이 평택 공장 고압송전탑에 올라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2012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아픔과 절망을 오늘 이 흰 눈처럼 보듬어 안고, 승리를 향해 우리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 기도하는 자리로 마련하였습니다. 2012년 12월 25일 오후 3시 대한문 앞에서 열립니다. 부디 시간과 마음을 내셔서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진광수 목사 / 2012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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