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과 손봉호 교수가 만났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 모임인 '여의도순복음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이 손 교수를 초대해 강연을 들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11월 28일 '한국교회를 살리는 3가지 회복의 길'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손봉호 교수(고신대·개혁연대 고문)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세미나는 조용기 목사 일가 비리 문제를 지적해 온 '여의도순복음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교바모)'이 주최했다. 교바모가 아닌 교인들도 세미나에 참석, 140여 명의 교인들이 여의도순복음교회 옆 건물에 마련된 강연장을 찾았다.

손봉호 교수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과의 만남은 특별하다. 손 교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교회개혁실천연대 등 조용기 목사 일가를 향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한 단체에서 활동한다. 조 목사를 향한 비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손 교수는 교인들이 반갑게 맞이할 인사가 아니다. 지난 2002년 장로회 기도 모임에서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가 조 목사를 비판했을 때는 장로회장이 해임되기까지 했다.

강연을 준비한 장로들은 "우리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또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도 점검하고 싶었다"고 세미나의 취지를 밝혔다. 교바모에는 조용기 목사를 교회 재정 유용 혐의로 고소한 장로들이 참여한다.

▲ 세미나에 참석한 교인들은 손봉호 교수의 강의를 경청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질문이 나왔지만, 시간 관계상 4명만 질문하도록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손봉호 교수는 조심스럽게 강의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좀 특이한 상황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 여러분의 교회 생활이 즐겁고 행복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교회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런 부분을 판단하고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건 주제넘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이기 때문에 하는 강의가 아니라 어느 교회에서나 했던, 또 할 수 있는 강의를 하겠다"고 했다.

손 교수는 과거 사회의 본보기였던 한국교회가 오히려 걱정의 대상이 된 이유로 △견제받지 않는 권력 △돈을 중요시하는 풍토 △투명성과 공정성 상실 등을 꼽았다. 뒤집어 말하면 권력을 견제·감시하고 절제하며 신실한 삶을 살 때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손 교수는 이 모든 게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다짐에서 끝나지 않고 작은 부분부터 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의는 한 시간 이상 진행됐다. 모든 순서가 끝난 저녁 9시경까지 참석자 대부분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경청했다. 참석자들은 강연을 들으면서 '아멘'으로 화답했고, 끝날 때는 "할렐루야"를 외치며 크게 손뼉 쳤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질문이 나왔으나, 시간상 4명만 질문하고 마쳤다. 교바모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강연을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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