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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처음교회, 선한 합병 파국으로

"빚진 교회 책임지는 사역" VS. "교회 빼앗기"…3년 법정 다툼 끝 대법 판결 기다려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2.09.25  1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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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처음교회는 교회 증축 과정에서 23억 원의 부채를 떠안았다. 2009년 12월 24일 부천제일교회와 교회 통합 이행 각서를 체결하며 부채의 늪에서 벗어났지만, 교회는 부천제일교회의 소유가 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선한 의도로 시작한 교회 합병이 지난 3년 동안 법정을 오가는 소송 끝에 파국을 맞고 있다. 부천제일교회(윤대영 목사)와 선민교회(최욱연 목사)는 2009년 12월 24일 교회를 합병한 뒤 문서상 한 교회가 됐다. 부채의 늪에 빠져 있던 선민교회는 합병으로 부채 해결과 교회 재도약을 꾀했고, 부천제일교회는 어려운 교회를 돕는 아름다운 사역을 한다는 명분을 얻었다. 하지만 두 교회는 실리도 명분도 잃은 채 길고 긴 법정 싸움을 벌이다 이제는 대법원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합병 제안에 대해 두 교회는 서로 상대방이 원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선민교회가 부채로 허덕이다가 교회 건물을 매각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부천제일교회가 손을 내밀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교회는 흔쾌히 하나가 되었다. 선민교회는 지난 2007년 건평 390평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지으면서 제2금융권 23억 원 가량의 빚을 졌다. 여기에 사채를 포함한 빚이 4억 원을 넘어 교회 매각을 서두르고 있었다.

합병 골자는 단순했다. 부천제일교회가 선민교회의 건물 소유권을 가져가는 대신, 선민교회가 증축 과정에서 떠안은 부채 23억 원을 해결해 주는 조건이었다. 부천제일교회가 선민교회 실소유주가 됐고, 두 교회는 2010년 1월 통합 예배를 했다. 부천제일교회와 선민교회는 2010년 4월경 부천처음교회와 구리처음교회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마음도 다졌다.

부천처음교회가 구리처음교회를 합병하면서 최욱연 목사의 거취에 대한 문제도 확정했다. 이행 각서에는 △최 목사가 구리처음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부천처음교회 부목사로 시무한다 △윤대영 목사가 구리처음교회 임시당회장을 맡는다 △최 목사는 윤 목사를 대리해 구리처음교회를 2012년까지 3년간 목회한다 △부천처음교회가 파송하는 교역자와 동역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 최 목사는 2012년 12월 30일로 모든 직임 및 직책을 사임하고 해외 선교사로 파송 받아 떠나기로 했다. 이후 3년간 선교사 활동비 등은 부천처음교회가 지급한다고 약속했다.

   
부천제일교회는 '교회살리기' 차원에서 어려운 교회를 돕고 있다면서 " 다른 교회와 달리,구리 처음교회가 계약을 지키지 않아 법정 싸움에 휘말리게 됐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비교적 꼼꼼하게 두 교회의 로드맵을 만들었지만, 3개월 만에 파국을 맞고 말았다. 부천처음교회는 2010년 4월 말, 남은 부채에 관한 이자 지급 중지를 통보했다. 최 목사가 이행 각서대로 부천처음교회 부목사가 되지 않았고, 파송한 협력목사와도 동역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구리처음교회는 두 교회의 노회가 다를뿐더러 노회가 교회 합병을 정식으로 허가하지 않아 부목사로 시무할 수 없다며 각서대로 따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파송된 협력목사가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교회를 음해해 동역할 수 없다는 이유도 제시했다.

점점 감정의 골이 깊어져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부채 상환 시가를 놓고도 두 교회는 공방을 벌였다. 당초 합병 이행 각서에는 부채를 23억 원만 적었다. 그러나 구리처음교회에는 이외에도 부채가 4억 3000여 만 원이 더 있었다. 그래서 두 교회는 '책임질 부채'라를 인증서를 따로 작성해 갚기로 했다. 이 인증서에는 "교회가 더불어 성장한 다음 상황하겠다"는 설명을 붙였고, 두 목사가 사인했다. 하지만 최 목사는 즉시 상환해 달라고 요구했고, 부천처음교회 쪽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두 교회의 다툼은 법정 소송으로 이어졌다. 부천처음교회는 최 목사를 상대로 구리처음교회에서 퇴거하고 건물을 명도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7월 25일 부천처음교회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은 구리처음교회 건물 소유권 변경과 관련해 "최 목사가 담임목사직을 사임하지 않고, 파송된 교역자들을 방해했다"며 건물에서 퇴거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은 "최 목사가 교회 이름만 변경했을 뿐 부천처음교회와 독립된 교회로 운영하면서 담임목사로 활동하는 등 이행 각서의 내용을 위반하고, 건물을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은 부채 4억 3000만 원은 당장 갚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월 21일 조정 결정에서 "구리처음교회는 부천처음교회에 합병 후 사용한 건물 임대료 1억 4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최 목사는 이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교회 합병으로 마찰을 빚어 온 두 교회는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구리처음교회가 대법원에서 진다면 최 목사는 빈손으로 교회에서 나가야 한다. 부천처음교회는 지금이라도 최 목사가 이행 각서대로 부목사로 시무하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는 "부천처음교회가 남은 부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기에, 선민교회를 32억 원에 매수하려는 타 교회의 제안을 거절했다"며 "윤 목사가 '하나님 교회는 사고파는 게 아니'라고 한 말을 믿어 교회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억울해했다. 구리처음교회는 "합병을 가장한 교회를 빼앗기 위한 공작에 지나지 않는다"며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했다. 반면 부천처음교회는 "합병 후 지금까지 낸 이자만 해도 5억 원이 넘는다"며 "지금이라도 건물을 되가져가라"고 응수하고 있다

   
2009년 12월 24일 최욱연 목사(구리처음교회)와 윤대영 목사(부천제일교회)가 만나 교회 통합 이행 각서를 작성했다. 최 목사는 "독소조항이 많았지만 다급한 나머지 사인하게 됐다"고 했다. 반면 윤 목사 측은 "계약서대로만 하면 되는데, 최 목사가 이를 지키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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