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이번 주에 열리는 예장 고신·백석·통합·합동, 기침·기장 정기 총회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나가 있습니다. 가급적 신속하게 보도하기 위해 우선 페이스북 뉴스앤조이 페이지에 간단한 속보를 올린 다음 인터넷 뉴스앤조이에 정리 기사를 올릴 것입니다. 페이스북 <뉴스앤조이> 페이지로, 클릭!

▲ 전계옥 장로부총회장이 당선 소감을 말하러 강단 위로 올라가자 총대들은 "젖소"를 연호했다. "젖소에게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전 장로의 연설이 인상 깊었던 덕분이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손달익 총회장) 97회 총회가 9월 19일 저녁 수요 예배를 마치면서 전체 일정 절반을 소화했다. 총회는 용역과 가스총이 등장하는 이웃 교단 회의장처럼 흥미진진하지는 않았지만, 점잖은 분위기 속에서 깨알 같은 발언들이 쏟아졌다. 회의장에서 나온 말들을 정리했다.

"젖소! 젖소!"

전계옥 장로 부총회장이 9월 17일 당선 소감을 말하려 강단에 올라가자 총대들은 '젖소'를 연호했다. 전 부총회장이 후보 연설에서 "나는 젖소를 키우는 농부다. '내가 졌소' 하는 젖소들을 보며 겸손함을 깨닫는다"고 말해 총대들의 폭소를 자아낸 덕분이다.

목사 부총회장에 당선된 김동엽 목사는 '삼다수'가 별명이다. 기호 3번이었던 김 목사가 "제주도에서 올라온 삼다수가 '삼 번이 당선된다'고 말해 줬다. 내가 당선되면 삼다수를 돌리겠다"고 공언해, 삼다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목사는 약속대로 생수를 총대에게 선물했다.

한편, 목사부총회장 후보 네 명은 연설 실력을 한껏 뽐냈다. 네 명 모두 연설 제한 시간 4분을 정확히 지키면서도 웃음을 선사하는 등,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인 것. 한 총대는 연설을 듣다가 "다 잘해. 총회장 네 명 뽑아야겠어" 하고 웃었다.


"(저 사람 회의장에서) 내보내"

총회 첫째 날인 9월 17일은 총대 1500명 중 1491명이 참석하는 경이로운 출석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총회 장소인 소망교회가 협소해 불만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한 총대는 회의 도중에 총회 직원에게 "자리가 없다"며 크게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든 총대를 향해 대다수가 "나가"라며 비난했지만, 자리 부족은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였다.

불만을 들은 소망교회 한 장로가 9월 18일 회의장을 방문해 "최근 예배당을 리모델링하면서 좌석이 70~80석 정도 줄었다. 장소가 좁아져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총회를 준비하고 섬기고 있으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부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 총회 장소인 소망교회 예배당은 1500명을 모두 수용하기엔 좁았다. 자리가 부족하다는 불평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소망교회 장로는 "최근 예배당을 리모델링해 좌석 수가 줄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보고서를 읽으면 말씀하세요"

▲ 삼다수가 당선을 예언해 줬다는 김동엽 부총회장은, 당선되면 삼다수를 돌리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삼다수를 받은 총대 얼굴이 밝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총회 기간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보고서대로 받기로 동의합니다"일 것이다. 각 위원회가 1년간 활동한 보고서를 낭독하는데, 대부분 다 읽지 않고 보고서 내용을 받는다. 보고서 낭독은 내빈 인사 시간만큼이나 총대들이 지루해하는 시간이다.

회의 삼일 차를 맞은 9월 19일에는 총대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는지, 위원회 보고를 하려고 서기가 나오자마자 "보고서대로 받자"는 요청이 나왔다. 그러자 손달익 총회장은 "보고서를 읽으면 요청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건 별 거 아닙니다"

9월 19일 오후에 진행된 규칙부 보고는 문원순 규칙부 부장의 언변이 돋보였다. 규칙부 보고 시간은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 진행됐다. 배부르고 따뜻한 시간, 딱딱한 법안을 보면 까무룩 잠이 들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날 규칙부 보고 시간은 문 부장의 익살스러운 보고 덕분에 웃음꽃이 폈다.

문 부장은 어려운 법조문을 쉽게 설명했다. 특히 "이건 별 거 아닙니다", "이건 무조건 해 줘야 합니다"라는 등 장난스러운 말투로 설명을 시작해 총대들의 집중도를 높였다. 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문 부장은 "원래 규칙부 보고가 딱딱한데 내가 재미있게 한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 규칙부 보고 시간은 문원순 목사의 입담 덕에 웃음바다가 됐다. 사진은 규칙부 개정안을 거수로 투표하고 있는 총대들 모습. ⓒ뉴스앤조이 김은실

"이러다가 목사가 거지 된다"

▲ 손달익 총회장은 회의 분위기가 산만해 지거나, 성급한 발언이 나오면 일침을 가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이번 총회 최대 관심사는 연금재단 특별 감사 보고였다. 총대들은 자신들이 낸 돈을 임직원 마음대로 굴렸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가 9월 19일 보고한 특별 감사 결과는 주식·부동산 전문용어가 많은 탓에 목사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목사들은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이대로 놔두면 연금이 바닥난다는 사실. 한 총대는 "목사가 거지 되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청원 사항보다 부채가 좋은 것 같습니다"

평신도지도위원회(평신도위원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9월 19일 보고에 앞서 총대들에게 부채를 선물했다. 총대들은 뜻밖의 선물을 반겼다. 그러나 총대들이 선물에 마음을 뺏긴 나머지 평신도위원회 보고 내내 회의장이 소란스러웠다.

손달익 총회장은 "청원 사항보다 부채가 좋은 것 같다"며 회의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손 총회장 부탁에도 산만해진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손 총회장은 알록달록한 부채를 흔드는 총대들을 향해 "부채 좀 내려 달라. 앞에서 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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