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학 개론, 평양에서 전주까지> / 양국주·이진석 박사 지음 / 서빙더피플 펴냄 / 346면 / 1만 8000원
"선교사들의 절간 출입을 금하노라!!"

1893년, 고종 임금이 내린 어칙입니다. 북한산 진관사에 부인의 해산을 위해 머물러 있던 사무엘 무어 선교사가 절간의 오래된 불상을 지니고 있던 지팡이로 박살을 내자 불가에서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당시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휴양지로 사찰을 택했고 조선인의 풍습과 제사, 종교 관행을 공부하기 위해 절간을 찾았습니다. 심지어 레이놀즈나 무어 선교사는 절간에서 부인을 해산하기까지 했습니다. 민간 병원이 없던 시절 절간만큼 시원하고 몸조리하기 좋은 공간이 없었던 탓입니다.

일부 과격하고 맹신적인 선교사들의 불교에 대한 몰이해와 서양인의 사고로 동양, 특히 조선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 1884년부터 1983년까지 우리나라를 다녀간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을 다룬 책입니다.

저자는 지난 1941년 진주만 폭격으로 적 관계로 변한 일본이 선교사들을 추방하자, 그동안 조선에서 일했던 공식 문건을 미국으로 옮겼던 자료들을 그 후손들로부터 입수 분석한 자료로부터 뽑은 한국 문화의 광대한 방증을 통해 기록한 자료들과 이제껏 한국 사회에 드러나지 않았던 사료들을 중심으로 엮은 책입니다.

단순한 이론이나 텍스트에서 벗어나 선교사들의 1차적인 사료와 남긴 유물을 중심으로 현대적 재해석, 선교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과제를 중심으로 엮은 가이드북입니다. 윌리엄 캐리나 허드슨 테일러보다 우리나라에서 삶을 바친 현장 선교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보다 실제적인 접근과 현장감 있는 주제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특히 남북 장로교회가 북미주 대륙에서 남북전쟁으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조선에서 아름다운 연합 사역으로 벌린 이면에 선교사의 신뢰와 동지적 결합이 가능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진솔하게 풀어 쓴 것이 이채롭습니다.

제1편은 평양을 중심으로 북장로회 선교사들의 편린을 다루었고 특히 평양신학교를 중심으로 관서 지역의 기독교 선교의 모판을 제공했던 사무엘 마펫 선교사의 지도력과 제자 양성, 기의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이 선교 사역에 활용된 장점 등이 소개됩니다.

제2편은 전주를 중심으로 사역을 시작한 남장로회 사역의 형성에 얽힌 뒷이야기, 특히 구약 성경을 번역했던 레이놀즈와 마펫의 우정 어린 동지적 결합이 남·북장로회의 연합과 선교에 이바지한 전설을 발굴하여 수록한 것이 이채롭습니다. 과거 북장로회를 중심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 선교, 실제 복음적이고 진실했던 남장로회 사역자들의 빼어난 헌신과 포사잇, 레니놀즈, 엘리제 쉐핑, 후로렌스 루트 등 탁월했던 선교사들을 새롭게 조명한 것이 특색입니다.

제3편은 선교 일반에 걸친 현장 사역자들의 공과, 우리 선교 현장에 적용할 과제, 선교 사대주의에 관한 새로운 조명 등 다양한 선교적 현장 이야기 등을 담았습니다. 특히 이 책은 올해로 103세를 맞이하시는 방지일 선교사님께 헌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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