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기도운동본부 이용희 대표가 6월 13일 에스더기도운동이 신사도운동이라 주장하는 정이철 목사(반석장로교회)와 미주 '에스더기도운동대책연합(대책연합)'의 주장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했다. 이용희 대표는 반박문에서 에스더기도운동이 신사도운동이라는 주장은 객관적이지 않고, 에스더기도운동의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Jesus Army Conference)도 신사도운동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이철 목사와 대책연합이 제기한 중보기도 사상, 요엘의 군대, 선포기도, 기름부음, IHOP(국제기도의집, International House of Prayer)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해명했다.

정이철 목사는 5월 10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에스더기도운동이 신사도운동이라는 글을 <미주뉴스앤조이>에 게재했다. 이어 6월 7일에는 정 목사를 포함한 8명의 교계 인사들이 대책연합을 결성하고, "에스더기도운동은 신사도운동과 결탁되어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미주 한인 교계, '에스더기도운동대책연합' 결성)

"교회 연합체들도 인정했다"

이용희 대표는 에스더기도운동이 신사도운동이라는 주장이 객관적이지 않다며, 교회 연합 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대표의 반박문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홍재철 대표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윤희구 대표회장), 한국교회언론회(김승동 대표)가 에스더기도운동을 신사도운동과 관련 없는 단체로 규정했다고 나와 있다.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 강사 선정, 더욱 신중할 것"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는 2009년부터 에스더기도운동이 주관하는 일종의 영성 집회다. 정이철 목사는 현재 7차까지 진행된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에 초청됐던 강사들을 나열하며, 에스더기도운동이 신사도운동 단체라는 논리를 펼친 바 있다.

정 목사는 "크리스티 김 선교사와 이건호 목사는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신학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WLI(Wagner Leadership Institute)의 대표적인 강사들"이라 했고, "박호종 목사는 한국인 2세인 사도 체안(Che Ahn)이 설립한 신사도운동가들의 네트워크 HIM(Harvest International Ministries)의 한국 지부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에 강사로 참여한 스티브 라이틀·아셀 인트레이트·변승우·성현경 목사 등이 신사도운동 관련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용희 대표는 정 목사가 지적한 강사들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크리스티 김 선교사와 이건호·박호종 목사를 강사로 초빙한 건 맞지만,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의 대표·핵심 강사라 한 것은 과장과 음해라고 주장했다. 스티브 라이틀 목사와 아셀 인트레이트 목사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선교를 위해 한국 내 대표적인 교회에서도 자주 초청되는 강사이며, 이들에 대해 한국 교계에서 신사도운동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 없다"고 했다.

또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에 대해서는 제1차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 이후 초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변 목사는 2009년 신사도운동 관련 이단 사상으로 예장백석에서 제명 출교됐고, 예장고신·통합·합동·합신 등에서 심각한 이단성·집회 참여 금지 등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IHOP 강사들을 초청해 영성 집회를 했던 것은 인정했으나, 한국 교계에서 IHOP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사례가 많아 2011년부터 2년간 IHOP 강사를 초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 후 열리는 평가회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나오는 강사들은 초청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강사 초청에 있어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중보기도와 선포기도는 정당하다"

이용희 대표는 정이철 목사가 중보기도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이 대표가) 사람과 하나님 사이를 중재(mediate)하는 중보자가 되어 직접 중보하는 기도를 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나는 중보기도자가 예수님과 같은 중재자라고 가르친 적이 결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중보자라는 말을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한 분이신 중재자(mediator) 예수 그리스도와 보편적으로 한국에서 사용하는 중보기도자(intercessor)로 나누고, 자신은 후자의 의미로 중보기도를 가르쳤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가 "중보기도운동은 신사도운동의 서곡이었다"며 중보기도라는 용어 사용 자체를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도, "지금 한국교회 99%가 중보기도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이 대표는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정 목사가 졸업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계열인 예장합동 사랑의교회, 충현교회 등 거의 모든 교회에서 중보기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며 "옥한흠 목사는 생전에 '중보기도학교'라는 이름으로 평신도 기도 훈련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정 목사가 한국에서 강도사와 교육목사로 섬겼던 신반포교회 홍문수 목사도 '중보기도의 능력'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적이 있"고, "신반포교회 홈페이지에는 '중보기도 요청'이라는 게시글도 있다"며 지적했다.

이 대표의 "예수 군대의 함성으로 온 열방이 뒤흔들릴지어다", "매주 기도의 집에 필요한 레미콘과 철근은 하나님 말씀 앞에 순종하고 나올지어다"와 같은 '선포기도'에 대해, 정 목사는 "기도하는 사람(중보기도자)에게 특별한 영적인 권세가 있어 이렇게 선포하면 그대로 된다고 그릇된 신앙이 광범위하게 퍼진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성경을 인용하며 맞섰다. 그는 "사도 베드로는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 명령했고, 예수는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 목사에게 "묵상기도를 선호하는 사람이 통성기도를 폄하하는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정 기도에 대해 모욕적인 용어들을 사용하고 이단시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요엘의 군대', 이제 사용 안 한다"

정이철 목사는 '요엘의 군대(Joel's Army)'가 신사도운동의 사상이라고 했다. 그는 "요엘 2장에는 불신앙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을 심판하는 도구로 등장하는 이방 나라의 군대가 메뚜기 떼로 비유되고 있는데, 신사도운동은 그것이 대부흥과 대추수를 가져오는 하나님의 종말 군대라고 해석한다"며 "황당한 성경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용희 대표는 "제1차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 때는 요엘 2장의 군대를 하나님의 군대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 말씀에 대한 해석이 회원들 사이에도 상반된 의견이 많아 2차부터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정 목사가 에스더기도운동에 문제점으로 보일 수 있는 것만 최대한 부각시킨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7차례 컨퍼런스를 진행했고, 그중 첫 번째 컨퍼런스에만 실린 구절에 대해 정 목사는 집착했다"며 "'Joel's Army'라는 글귀로 문신한 타드 벤틀리 사진까지 첨부해 침소봉대했다"고 주장했다.

"기름 부음 강의는 알티 킨들 목사의 책 내용"

이용희 대표는 자신의 강의에 대해 "에스더기도운동에서의 기름 부음 강의는 알티 킨들 목사의 명저 <어노인팅>(The Anointing : Yesterday, Today, Tomorrow)의 내용을 중심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정이철 목사가 "이 대표가 폴 케인의 저술에 있는 내용을 소화하여 에스더기도운동의 회원들에게 가르쳤다는 것은 이 대표의 영적인 노선을 말해 주는 중대한 사례"라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정 목사에 따르면 폴 케인은 신사도운동가들에게서도 '전설의 예언자'라 불리는 신사도운동의 대가다.

이 대표는 "알티 킨들은 마틴 로이드 존스의 후임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25년간 담임목사로 봉직한 후 은퇴한 세계적인 성경학자이며 설교가, 목회자"라고 소개했다. 또 정 목사의 주장에 이 대표는 "폴 케인이 웨스트민스터 채플에 초청받아 알티 킨들과 함께 세미나를 했을 때 강의가 일부 포함되어 있을 뿐"이라며 "정 목사는 알티 킨들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일부 포함된 폴 케인에 대해서만 의도적으로 역점을 두었다"고 했다.

"헌금 영수증은 명백한 허위 사실"

정이철 목사는 "2011년 5월 이용희 교수는 미국에서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헌금 수표를 미국에 있는 'AIM(Antiock International Mission)'이라는 기관의 계좌를 통하여 현금으로 전환했다"고 했다. 정 목사는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신학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WLI도 AIM에 부속되어 있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었다"며, 이를 "에스더기도운동이 신사도운동과 연동된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용희 대표는 이에 대해 "허위 사실이며 명예훼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주 지저스 아미 컨퍼런스의 재정 관리는 내 소관이 아니었다"며 "나는 AIM과 WLI의 관계도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또 "회계 처리에 있어 AIM의 도움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에스더기도운동이 신사도운동과 연동'되어 있다고 확정적으로 말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고 무리한 주장"이라며 "실제로 에스더기도운동은 WLI와 연동되어 있지 않다"고도 했다.

"7일 안에 문제 있는 부분 삭제하라"

이용희 대표는 "정이철 목사와 대책연합에서 발표한 글 중 우리가 돌아보고 시정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책임자들과 함께 토의하고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스더기도운동은 초교파 연합 단체이기 때문에 한국 교계의 공식적인 발표나 입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우리의 지침으로 삼는다"며 "우리 내부에서 분별이 어려울 때는 교계에서 존경받는 목사들의 지도를 받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본인이 출석하는 서울 논현동 영동제일교회 노태진 목사가 지난 20년간 자신의 영적 스승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반박문에 공개한 메일에는 노 목사가 사도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그중 "신약성경은 초대교회 때 기록되었으며 완성된 계시이다. 현재의 성경 이외에 또 다른 직통 계시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에 이 대표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에스더기도운동에서도 지침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노 목사는 에스더기도운동의 고문으로, 이 대표와 에스더기도운동에 대해 문의나 확인이 필요한 경우 직접 자신에게 전화해도 좋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정이철 목사의 글과 대책운동의 성명에서 "에스더기도운동을 신사도운동으로 몰아가기 위해 억지로 짜 맞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그는 "과장, 허위 사실, 명예훼손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과 주장을 철회하라"며, "가급적 7일 안에 문제의 내용들을 정 목사와 대책연합의 글에서 삭제하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에스더기도운동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하고, 또 에스더기도운동 회원들에게는 심각한 명예훼손이 된다"며 "상황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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