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가 570억 원을 들여 세운 영산조용기자선재단(조용기자선재단)이 조용기 목사 가족 차지가 될 상황에 놓였다. 지난 6월 13일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가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바로는 조용기자선재단은 현재 조 목사 아내 김성혜 목사를 공동이사장으로 보건복지부에 승인 요청한 상태다.

조용기자선재단은 현재 조 목사가 이사장, 큰아들 조희준 씨가 대표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김 목사가 공동이사장이 되면 주요 자리를 조 씨 일가가 모조리 차지하는 것이다. 개혁연대는 "조 목사 일가가 재단을 사유화한다는 의혹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했다.

조 목사 일가의 재단 사유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일어났다. 본래 '사랑과행복나눔'이던 재단 이름을 '영산조용기'로 개명하고, 재단 통장 명의를 조 목사에서 김창대 이사로 변경했다. 김 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만든 청계재단 감사이기도 하다. "재단에서 조 씨 가족은 떠나라"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요구도 무시됐다. 김 씨 모자는 "사표를 냈으나 조 목사가 반려했다"고 주장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반발했다. 재단을 상대로 이사 지위 부존재 소송과 예금 지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모두 기각됐다. 이사 지위 부존재는 항소했다. 예금 지급 금지는 포기했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자선재단에 매년 보내던 돈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재단의 돈을 조 목사 일가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후 재단은 교회에 홍보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매월 혹은 매 분기 설교 전후에 재단 광고를 내보내고, 교회 신문에 재단 코너를 신설해 달라고 했다. 남오성 개혁연대 사무국장은 "교회에 빨대를 꽂았다"고 표현했다. 재단을 통해 조 목사 일가가 교회 돈을 계속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재단 재정 운영 실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570억 원의 이자는 일반 예금 금리로 계산해도 연 10억 원에 이른다. 제자교회로부터 후원금도 받는다. 지난 2003년 돌연 해산하면서 교회가 낸 출연금 200억 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영산기독문화원처럼 조용기자선재단의 출연금도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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