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동 목사는 자신은 신학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단으로 규정됐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 인천주안장로교회 나겸일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목사 등 다 내 제자들이다. 특히 윤 목사는 나한테 5년이나 배웠다. 그들 중에 이단이 있는가."

김기동 목사(서울성락교회)는 10월 2일 한국기독교협의회(한기협·대표회장 성중경 목사)가 주최한 '김기동 목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시종일관 자신은 이단이 아니며, 정치적인 모함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김삼환 목사와 윤석전 목사 등이 다 자신의 제자이며, 총신대와 장신대 교수들 중에도 제자들이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면 피해가 갈까봐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자신의 신학적인 부분은 설명하지 않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귀신론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모든 것이 사람들의 오해고, 자신을 시기해서 빚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동, "탁명환·원세호 씨는 개인적 감정 때문에…"

▲ 한기협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김기동 목사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가자고 했다. 그러나 민감한 질문이 나오자 서둘러 간담회를 끝냈다. 가운데가 김기동 목사, 오른쪽이 성중경 한기협 대표회장. ⓒ뉴스앤조이 유헌
김 목사는 고 탁명환 씨(<현대종교> 전 소장)와 원세호 목사(기독교한국침례회)가 자신을 이단으로 규정한 것도 다 개인적 감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탁 씨의 경우 처음에는 자신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다, <현대종교>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으니까 이단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원 목사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고 주장했다. 1980년대 당시 김기동 목사와 원세호 목사가 각자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원 목사의 신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자꾸 자신의 신학교로 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신을 이단으로 공격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귀신이 불신자의 사후'와 '아담 이전에 인류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신의 연구 과제고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 두 가지 주장 때문에 자신이 이단으로 몰리자, 침례교 총회 관계자가 자신을 불렀다고 말했다. 그 관계자는 "성경을 자세히 보면 당신의 주장이 맞지만, 외부에서는 그것 때문에 침례교를 이단으로 보니 (그런 얘기) 하지 마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그것은 나의 연구 과제고 주장일 뿐, 침례교의 교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줬다고 했다.

이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장 이광선 목사) 등 많은 교단이 자신을 이단으로 규정했다고 했다. 그래서 몇 년 전 강춘오 목사(<교회연합신문> 사장)를 통해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고 했다. 당시에는 성경을 108독했을 때라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이 안와서 강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왜 토론회가 이루어지지 않느냐고 했더니, 강 목사가 성경을 108번이나 읽은 사람이랑 누가 토론을 하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기동, "난 너무 억울하다"

▲ 육대식 예장개혁진리 총회장이 김기동 목사에게 질문하고 있다. 육 목사는 김 목사에 대한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김 목사는 너무 억울한 것이 많지만, '시무언'이라는 호 때문에 지금까지 침묵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또 베뢰아신학대학원대학교의 교리는 침례교의 교리가 똑같다고 했다. 그는 교계언론에 대해서도 섭섭하다고 말했다. 교계언론이 자기를 등쳐먹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또 교계 기자들이 성경에 무식하고, 신앙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교회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렇게나 쓰면 기사가 되는 줄 안다고 했다. 한국교회를 어지럽게 만든 것이 교계언론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이단이라는 것에 집착해 성장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해외에서 70개 나라 10만 여 명의 목사들이 베뢰아를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나는 뿔 달린 사람이 아니라, 순수한 사람이다"며 "발길질 하지 말고 애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청중들, "질문도 안받는 간담회가 어딨나"

이날 간담회는 주최 쪽의 당초 약속과는 달리 김기동 목사의 일방적인 해명으로 끝이 났다. 김 목사는 약 1시간 30분을 할애해, 이단으로 규정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고 했다. 간담회는 서울성락교회 교인을 비롯, 2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간담회 시작 전 어떤 오해도 풀고 가자고 공언한 주최 쪽은 민감한 질문이 나오자 서둘러 간담회를 끝냈다. 육대식 목사(예장개혁진리 총회장)는 "오늘 간담회를 통해 해명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간담회라고 하면 질문도 하고, 답변도 하고 토론도 해야지.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처음에는 어떠한 오해도 풀고 가자던 박중선 목사(한기협 사무총장)가 "이 자리는 질문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답변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다음에 또 이런 자리를 만들자고 했다.

그러나 성중경 목사(한기협 대표회장)는 질문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했다. 지난 일 년 동안 김기동 목사에 대한 연구를 완벽하게 했다던 성 목사는 "나도 이 자리에서 풀고 갈 것이 있다. 오늘 다 풀고 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박 목사가 성 목사를 계속 말렸다. 그러자 청중들 사이에서 고성이 터졌다. 질문도 없는 간담회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김기동 목사에 대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청중들은 오늘 간담회로 다 오해가 풀렸다고 했다. 계속 질문 하는 육대식 목사를 향해 "오늘 시비 걸러 왔냐"는 말까지 나왔다.

▲ 육 목사의 질문이 계속되자, 박중선 목사(한기협 사무총장)이 급하게 제지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유헌
육 목사는 "오늘 이 자리는 사과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충분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 그동안의 의혹이 모두 풀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질문을 다 받으라고 했다. 그러나 주최 쪽이 이를 말렸다. 그러자 육 목사는 "이런 간담회가 어디 있느냐"며 퇴장했다.

주최 쪽은 청중들이 퇴장하면 언론사를 대상으로 다시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했다. 청중들은 언론을 통해 김 목사의 답변을 들으라고 했다. 그러자 청중들이 반발했다. 그러면 처음부터 기자들에게만 공개하지, 뭐 하러 일반 청중까지 초청했느냐는 것이다. 그러자 한기협 쪽은 또 다시 말을 바꿨다. 질문이 있으면 서면으로 하라고 했다. 그리고 청중은 다 나가라고 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40여 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그러나 기자와의 간담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주최 쪽은 민감한 기자들의 질문은 답변을 하지 않고 넘어갔다.

간담회는 이렇게 2시 간을 훌쩍 넘겨 끝났다. 하지만, 주최 쪽의 공언대로 김기동 목사에 대한 의혹은 해소하지 못했다. 오히려 또 다른 의혹만 쌓였다는 것이 일부 참석자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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