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은현교회 김정명 목사. ⓒ뉴스앤조이 이승균
"칭기즈칸의 탄생지이며 대제국의 발상지인 빈데르솜 사람들이 예수님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땅 끝이 따로 없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이 땅 끝에 예수를 전하기 위해 우선 주민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을 친구나 형제처럼 섬기는 일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이들은 낯선 한국 사람들, 더구나 어떤 종교인지도 모르는 기독교를 믿는 한국인들을 향해서 의심스러운 시선부터 보냈다.

"주민의 마음 문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조건 없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말씀대로요."

김 목사는 우선 빈데르솜에 유일한 학교를 주목했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 선교사들이 많은 학교를 세웠던 것처럼 교육의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정명 목사는 2005년 8월과 11월 두 차례 빈데르솜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학교에 꼭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학교 측은 김 목사의 제의가 종교적 포교만을 목적에 두고 있다는 의심을 쉽게 거두지 않았다. 교장실 앞에서 김 목사 일행을 1시간 동안 기다리게 하거나, 학교 관계자 30여 명이 모인 곳에서 마치 취조하듯이 김 목사 일행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등 매우 비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의 실천은 만국 공통어였다. 특히 김정명 목사가 타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신장을 기증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학교 측에서는 마침내 은현교회와 자매결연을 하는 데 동의했다.

그리고 은현교회와 빈데르솜 학교는 이렇게 어렵게 맺은 우의를 차곡차곡 다져나갔다. 약 1년 동안의 사랑나눔은 이제 마을 전체 주민들과 거의 형제처럼 지내는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목사는 앞으로 빈데르솜 출신으로 울란바트르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할 뜻을 갖고 있다. 현지 협력자들을 통해 식사와 책을 제공하고 학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세미나도 열어줄 생각이다.

"나는 선교에 대한 열망은 별로 없었습니다. 현재의 상황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이곳을 방문하고 이곳 사람을 사랑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빈데르솜은 예수님의 뜻에 따라서 거듭난 마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십자가를 세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십자가를 세워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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