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창세기 읽고 아내 출산 때 무통 주사 거부"

"주님 주신 고통 피하지 말자" 아내 설득…저서에서 자녀 출산 일화 밝혀

2018-10-01     장명성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영표 씨가, 셋째 출산 때 주님이 주신 고통을 피하지 말자며 아내에게 무통 주사를 맞지 않게 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 씨의 세 번째 책 <말하지 않아야 할 때>(홍성사)는 출판사 홍성사 회보 <쿰>에 실린 그의 짧은 칼럼 49편을 묶어 발행한 책이다. 축구선수 생활을 하며 배운 지혜, 신앙인의 삶과 고민, 가족과의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영표 씨는 '무통 주사'라는 칼럼에서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을 주신 것과 남자에게 이마에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신 창세기 3장 16절을 찾아 읽었고,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 이야기했다"며 아내를 설득했다고 했다.

그는 "아내는 첫째와 둘째 모두 무통 주사를 맞지 않고 출산해 그 고통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잠시의 고민 후에 나의 의견을 따랐다. 하지만 진통이 시작되고 부들부들 고통에 떠는 아내를 보면서 오히려 내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썼다.

이영표 씨는 "말씀에 따라 살려는 노력은 힘들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노력을 통해 느껴지는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내와 나는 앞으로도 쉽게 사는 방법과 말씀대로 사는 방법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다"고 썼다. 

무통 주사를 맞지 않은 것이 성경 말씀에 따라 사는 것일까. 침신대 기민석 교수는 9월 1일 <한국일보>에 쓴 칼럼에서, 무통 주사 시술이 처음 소개됐을 때 영국에서 벌어진 일화를 쓰며 과학의 진보를 부정하는 기독교를 지적한 바 있다.

기 교수는 "영국에서 무통 분만이 처음 소개됐을 때, 목사들이 창세기 3장 16절을 근거로 '고통 없는 분만'은 창조 섭리에 어긋난다고 외쳤다. (중략) 참 우스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어디에 무통 분만이 비성서적이기에 시술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사가 있나"라고 했다.

이영표 씨는 지난 5월 출간한 <생각이 내가 된다>(두란노)에서, 동성애를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위험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동성애를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위험한 사람들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고 틀린 것을 다를 뿐이라 말하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다른 것을 세상 속에서 다른 것을 다르다고 말하고 틀린 것을 틀리다고 말하는 것이 이제는 위대한 일이 되어 버렸다"고 썼다.

동성애자를 사랑하되 '동성애는 죄'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도 썼다. 이영표 씨는 "예수님의 사랑을 가지고 동성애를 행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되, 동성애라는 행위 자체는 죄이며 잘못된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썼다.